조범동 등 해외 도피…조국 측근 관여했나

입력 2019-09-19 17:30   수정 2019-09-20 02:53

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의혹 핵심 관계자들이 지난달 해외로 도피하는 과정에서 법무부 인사청문회 준비단 측 팀장급 인사가 관여했다는 통화 녹취록을 검찰이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. 검찰은 녹취록의 진위를 수사하고 있다.

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자본시장법 위반과 횡령,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한 조 장관 5촌 조카 조범동 씨의 해외 도피 당시 통화 녹취파일을 확보했다. 조 장관 일가 사모펀드의 실소유주로 의심받는 조씨와 이 펀드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프엠의 우모 회장, 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(PE) 이모 대표 등은 지난달 중순 검찰 수사를 앞두고 돌연 해외로 출국했다. 이 대표는 보름 만에 귀국했고, 조씨와 우 회장 등 핵심 두 명은 한 달 뒤에야 자진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. 검찰은 뒤늦게 이번 사건 관계자들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지만 법조계에선 이들이 어떻게 검찰 수사 직전 해외로 도피할 수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해왔다.

녹취록에서 조씨는 투자회사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“내가 왜 해외에 나와 있겠느냐”고 언급하며, 조국 장관의 인사청문회준비단 내 팀장급 인사와의 교감하에 해외에 나갔음을 암시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. 다른 사모펀드 관계자 역시 검찰 조사에서 “조씨로부터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들었다”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. 검찰은 조씨가 해외 도피 당시 사용한 인터넷 전화 등 통신내역을 모두 확보했다. 조씨는 당시 투자회사 관계자에게 전화해 “청문회 증인으로 나가지 말라”고 회유하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.

법조계 관계자는 “인사청문회준비단 내에서 이런 발언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조 장관과 함께 일했던 청와대 행정관 출신 모 인사”라고 말했다. 그는 법무부 소속이 아닌 민간인 신분으로 준비단에 합류해 인사청문회법 위반 논란이 일기도 했다. 만약 조씨 녹취록이 사실이라면 이번 사건의 핵심 피의자들이 해외로 도피하는 데 조 장관 측근이 관여한 것이 되기 때문에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.

법무부 인사청문회준비단은 지난달 9일 조 장관이 지명된 후부터 이달 6일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가동된 정부 조직으로, 조 장관 관련 의혹을 방어하는 역할을 해왔다. 당사자로 지목된 인물은 그러나 조범동 씨를 알지도 못하고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.

안대규 기자 powerzanic@hankyung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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